2013년 6월 21일 금요일

놓지 못하는 자들의 삶

나의 제 2의 고향인 익산에 가면 생각하곤 하는 것이 있다.
대학 초년생 무렵 활개치던 곳인 중심상권의 변해버린 모습을 바라다보게 되는 익산역 광장앞에서 시대의 흐름을 느끼고, 그 흐름에 맞춰 변화하지 못한 사람들의 삶을 바라다본다.
또 생각한다.
전체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부분이 제대로 될 수 없다는 플라톤의 경구를.

도시 외곽에 신 시가지가 만들어지기 시작하면서 여기에도 한 번 쯤은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을 것이다. 찬성하는 사람들이 있었을 것이고, 반대하는 사람들도 있었을 것이다.
기존의 기득권을 내어 놓지 않으면서 변화를 추구하려는 사람들, 기득권을 내어 놓더라도 변화를 추구하려던 사람들, 그냥저냥 빌붙어 사는 사람들, 변할리 없다고 생각한 사람들 등등.
반대한 사람들은 반대하였기 때문에, 찬성하는 사람들은 반대하는 사람들을 설득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모두 쇠락한 도시의 음울한 안개 속에서 연명하고 있다.
아마도 놓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었을 것이다.
현재의 이익을, 과거의 영화를, 권위를, 자존심을...

영화관과 현대적 상권이 들어선 신 시가지는 예전 스무살 시절 나의 눈에 비치던 중심상가의 모습처럼 활력이 넘쳐보인다..
세상의 변화에 순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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